아이 둘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원시킨 후,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때우고,
컴퓨터와 공부할 거리, 태블릿PC를 챙겨넣고,
도서관에 오래 있으면 썰렁해지는 나 자신을 알기에
청바지에 흰 니트를 입고, 가디건과 양말도 신어주고,
한 여름에 오랜만에 단화를 신는다.
차를 몰고 근처 시립도서관에 왔다.
나를 위해서 온건 처음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1층의 장난감 도서관이나 유아도서자료관에는 들렀었지만
2층으로 올라와본 게 처음인거 같다.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학생들도 더러 있지만 나이가 꽤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공부하는 즐거움.
집에 있으면 책에 손이 잘 안가고 집중이 잘 안되는데,
여기에 오니 집에서 줄곧 들고 있던 핸드폰에 손이 잘 안간다.
이게 도서관의 매직인가.
카페에서 책 한권 읽어야지 라는 로망을 가지고 가서
주문한 커피한잔과 가지고 간 책을 디피해서 사진 한장을 찍고,
행복해진 마음으로 유투브를 보거나 카톡을 한참 하다
정작 책은 고대로 들고 온 적이 많았는데 말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주는 보이지 않는 외압인가.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애플 창업자, 스티븐 잡스
책 서문에 적혀 있는 이 글귀를 보고 한동안 이 글귀를 곱씹었다.
서여기인(書如基人), 글씨는 곧 그 사람이다
평범한 나도 유명해질 수 있을까?
글씨 연습도, 필사도, 독서도 혼자 하면 권태에 빠질 때가 분명히 온다. 그걸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같이 하기’라고 생각한다. 옆에서 같이 뛰어주는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하다.
-------------------------------------------------------------------------------------------------------------------------------------------------
내 취향은 000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이 책을 읽은 후에 나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그리고 답을 찾으려고 고민하지는 않던 사이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가 지금 이순간 너무 나답고 행복한 건 왜일까?
이렇게 나를 위한 시간을 온전히 갖고,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나의 속도대로 하고 있는 지금.
이 도서관의 소리들.
친한 전업주부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도서관 갈래? 하고 묻는다면
해야 할 집안일을 차치하고서라도 그들도 내가 느끼는 이 행복감을 함께 느낄까?
내 예상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요즘의 난,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 만나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그냥 나이고 싶다.
그냥 혼자있고 싶다.
사람들을 만나 쓸대없이 웃거나 잡담하고 싶지 않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해내고, 잘 해내고
더욱 잘하기 위해 발전하고 싶다.
나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뭔가 배우고 싶다.
뭔가 도전하고 싶다.
도전.
새로운 일.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글쓰는 것의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글을 써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내가 40년을 넘게 살면서 몸소 체험한 것 중에 한가지가
일단 걷다보면 길이 생긴다는 거였다.
이 책을 읽으며 더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러저러한 일로 이어지는 과정이
쏠쏠한 읽을 재미를 주었다.
'독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리뷰]머니트렌드 2024 (6) | 2024.11.21 |
---|---|
[독서리뷰] 작별하지 않는다 by 한강 (4) | 2024.11.14 |
독서 리뷰) 소리를 보는 소년(김은영) (0) | 2023.08.14 |
[독서리뷰]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2 (0) | 2023.06.30 |
[독서 리뷰] 챗 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1 (1) | 2023.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