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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라지는 중

바로 그 지점이다. 내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나의 '의도함'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바로 그 지점에서 잘못되었다.
내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그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의 '의도'따위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세상은 없다. 설령 가족이어도. 설령 부모여도.
자신들의 경험. 자신들의 감정만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남편을 이해했다. 아니 그냥 내편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아니 그것도 아니면 내 편이 있어야만 했다. 누군가는 내편이어야 했다.
내편. 내 가족. 내 가족은 이제 나의 남편이다. 나의 남편이어야 한다.
나는 그러기로 결심했다.

망망한 바다위에 떠있는 상상을 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 몸이 저리도록 힘든데도 머리가 아프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각성상태.
낮에 마신 아메리카노 한잔과 커피 꼼파냐 한잔이 떠올랐다. 두 잔을 마셨다고 이렇게 각성상태가 된다고?
그래. 눈이라도 감고 있자. 망망한 바다위에 뗏목에 몸을 뉘인채 파도가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주겠지 하고 편히 잠들 수 있는 내가 아니다.
눈을 떠보았을 때 망망한 바다 한복판까지 떠밀려와 있으면 어쩌지?
눈을 떠 보았을 때 나를 떠밀려가지 않게 잡아주고 있는 건 남편뿐이다.
다만, 내가 원하는 건 내가 눈을 떴을 때 기분좋은 미소로 '잘 쉬었어?'라는 말을 건네며 줄을 잡고 있는 편안한 내편을 원하지만
'야 거기서 잠들면 어떻게 아우 땀나 씨..8'이라고 소리치르는 남편인거다.

우리가족은 오빠가 돌아와주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언제든 돌아와주면 환영이라고 했다.
오빠도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을거라고 했다.
그 사이에 나는...없어질 거 같다.
내가 더 이상 거기에 없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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